‘선 취업 후 진학’ 은 늦은 시작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을 잡고 시작하는 것

사회복지학과 1학년 박혜민   

평소에는 6시가 퇴근시간이지만 학교에 가는 수요일은 회사의 배려로 8시에 출근하고 5시에 퇴근하여 학교로 향한다. 학교를 간다는 생각에 발걸음이 가볍기도 하지만 평소에는 느끼지 못하는 밝은 햇살을 느끼며 퇴근할 수 있기 때문에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 밝은 햇살은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고 새로운 것을 배울 생각에 들떠 있는 내 마음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다.
 
19살 어린 나이에 시작했던 직장생활이 쉽고 편하기만 했다면 나는 직장에서 만족하며 청춘을 보냈을 것이다. 만약에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대학교를 진학했다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깊게 생각해보지 못한 채 시간에 끌리 듯 졸업을 하고 삶의 하나의 관문인 취업을 위해 적성과 관련 없는 곳에 취업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나이에 시작했던 고된 사회생활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의 상호관계, 다양한 사건들을 겪으며 내가 앞으로 살아가면서 가져야 할 가치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볼 수 있게 되었다.
 
청소년 시기의 나의 꿈은 교사였다. 교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어떻게 성장할지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앞으로 살아가면서 도움이 될 만한 좋은 이야기들을 해 주면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선 취업을 선택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이 그렇듯이 나 또한 경제적인 상황으로 꿈을 잠시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고된 사회생활은 내가 잊고 있던 ‘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하였고, ‘꿈’의 이유는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가 되고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생각을 갖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지인 분을 통해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교사가 아니더라도 내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실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그 다양한 방법들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직업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그러다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 회사를 그만둘 수 없는 상황에서 사회복지 학문을 배우기 위해서 어떻게 공부할 수 있을지 고민을 하던 중에 직장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재직자전형을 알게 되었다. 다른 학교에 비해 명지대학교는 재직자전형으로 다양한 학과가 있어 선택의 기회를 넓혀 주었고, 그 중에 사회복지학과를 발견한 나는 ‘이것은 하늘이 정해주신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하여 명지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지원하게 되었다.
 
학교생활을 시작하여 가장 좋았던 것은 첫 번째로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고, 대학생활의 로망이었던 MT와 축제 등 다양한 학교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로는 20대부터 50때까지 다양한 연령과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직장생활 외에도 새로운 환경을 접한다는 것이었다.
 
선 취업 후 진학을 선택한 학생들은 졸업 후 먼저 대학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의 생활을 동경 했을 것이다. 나 또한 나의 선택으로 사회생활을 먼저 시작하였지만, 내 나이 또래에 친구들이 누리고 있는 대학생활이 마냥 부러웠다. 이러한 부러움을 가지고 있었던 나에게 대학생활의 시작은 “이제 나도 또래 친구들이 누리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였다. 정말 감사했고, 벅찼던 순간이었다.
 
지금도 3월 4일 첫 입학식과 첫 수업은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이다. 입학식에서는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공부를 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두 가지를 병행하며 열정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많은 선배님들이 모여 1학년 새내기의 입학을 축하해 주었다. 특히, 선배 멘토와 후배 멘티를 정해주어 학교생활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 있거나 힘든 점이 있으면 조언을 얻고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그 동안 선배님들이 체험한 다양한 활동들이 담긴 동영상을 보면서 다시 한 번 학교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하였고, 직장과 학교생활을 병행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대학교 강의실에 앉아서 수업을 듣고 있는 그 시간을 내가 얼마나 원했고 간절했는지 알기에 수업시간 순간순간이 너무 소중하게 느껴져 학교생활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대학교 수업에 있어서 가장 좋았던 것은 그 동안은 객관식 문제나 암기식 위주의 문제를 공부하였지만, 대학교에서는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갈 수 있게 하는 수업방식이었다. 첫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는 질문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당당하게 질문을 하라고 말씀해 주셨고, 내 생각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고 내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수업이 좋았다.
 
야간에 공부를 하면 다양한 학교생활을 누리지 못하고 추억을 남기지 못하며 공부하기에만 너무 바쁘지 않을까? 힘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나도 입학하기 전에 그러한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MT, 학교축제, 신입생 환영회 등에 참여하며 주간 학생들이 경험하고 있는 학교생활과 다르지 않게 경험하고 누릴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선 취업 후 진학의 장점 첫 번째는 또래들보다 혹은 남들보다 늦게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이 필요한지 알기에 목적과 방향을 분명히 설정하고 학교 진학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학과에는 사회복지기관에서 근무하며 그 분야에 대해서 더 공부하고 싶어 학교에 진학한 학생도 있었고, 은퇴 후에 복지관을 설립하고자 진학한 학생도 있었다. 나 또한 내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 사회복지학과 진학을 선택하였다. 이처럼 선 취업 후 진학을 선택한 사람들은 진학의 방향과 목적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진학을 선택하기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 더 열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직장과 학교생활을 병행하기 때문에 서로가 어려운 점을 상호보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득 ‘만약에 내가 학교만 다녔다면 지금의 학교생활에 감사하며 학교생활을 할 수 있었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회사생활에 감사할 수 있었고, 회사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학교생활을 하며 해소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직장과 학교생활을 병행하는 것은 힘들고 지치는 것이 아닌 서로 상호보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연령대와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에 다양한 삶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내가 학교생활을 하며 가장 존경하고 멋있다고 느꼈던 분들은 40대의 나이에도 자녀 육아와 본인의 직장생활, 그리고 학업까지 어떤 것 하나도 소홀히 하지 않고 열심히 최선을 다 하시는 분들, 50대의 나이에도 야간근무를 끝내고 아침에 등교하여 배움에 소홀하지 않고 노력하시는 분들이다. 가끔 학업과 직장에서 어려운 일이 있어서 마음이 힘들고 고단할 때 그 분들을 생각하면서 다시 힘을 얻고 마음을 다 잡게 된다.
 
선 취업 후 진학을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고민하고 있는 걱정들은 내려놓고 진학을 선택하길 권하고 싶다. 교수님들과 선배님들께서도 학교생활과 회사생활에 있어서 고민하는 것들에 대해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 주시기에, 걱정은 내려놓고 선택을 해주었으면 좋겠다.